[머니투데이]
[스타트UP스토리]박상준 디앤아이파비스 대표 "AI 자연어처리 기술로 검색시장 넓힐 것"
박상준 디앤아이파비스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특허조사관 3명이 1주일 동안 했던 선행기술 조사를 AI(인공지능) 특허조사관 서비스 '브루넬'을 이용하면 고등학생도 혼자서 1시간 내로 끝낼 수 있습니다."
박상준 디앤아이파비스 대표(사진·26)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연구개발(R&D)에 앞서 브루넬을 이용하면 선행기술을 쉽게 조사할 수 있고 특허조사관들은 관련 업무를 5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디앤아이파비스는 2018년 3월 박 대표가 대학교를 휴학하고 설립한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이다. 출원·등록된 특허를 쉽고 빠르게 찾아주는 브루넬이 현재 주력 서비스다. 입력한 내용과 유사한 내용을 AI로 찾아주는 자연어처리 기술이 핵심으로, 설명하는 식의 문장으로도 검색되는 게 특징이다. 해당 기술 관련 5개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파생 특허 19개도 출원했다.
박 대표가 대학교 졸업도 미루고 창업을 한 계기는 고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발명하는 걸 좋아했다. 충북과학고등학교 재학 당시 친구들의 발명품은 10여개에 그쳤지만 그의 발명품은 60여개에 달할 정도로 발명하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았다. 하지만 대회에 나가면 번번이 상을 받지 못했다. 출품한 발명들이 이미 선행기술 중에 있어서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태양광 발전 관련 연구다. 박 대표는 "당시 태양광 발전은 패널이 고정된 게 일반적이었다"며 "수광소자를 통해 패널이 태양을 따라가도록 하는 기술은 있었지만 비쌌기 때문에 이를 대체할 저렴한 소재의 추적모듈을 6개월간 연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슷한 선행기술이 있어 거절당했다.
박 대표는 "선행조사를 하지 않은 게 아니라 전문가들처럼 찾지 못한 거였다"며 "구글이나 특허청 키프리스에서 관련 특허를 검색했을 때 검색결과가 나오지 않아 연구했는데 전문가들은 이를 찾아냈다"고 말했다.
특허 검색은 일반 포털 검색과는 다르게 복잡한 검색식과 조건들을 설정해줘야 하는데 이를 잘 몰랐던 것이다. 전문가가 검색식과 조건에 맞게 검색해도 가장 비슷한 기술 특허를 바로 찾아낼 수 없는 것도 문제였다. 키워드를 조합해 검색하면 관련 특허는 1000~2000건이 나온다. 심지어 영양크림 검색에 아이스크림과 관련된 엉뚱한 특허들이 검색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조차 관련 특허를 찾는데 일주일씩 걸리는 이유다.
박 대표는 "이제 복잡한 키워드를 조합해 검색할 필요가 없다"면서 "브루넬에 아이디어나 기술을 설명하듯 편하게 문장형으로 입력해도 기존 전문가의 검색과 유사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전문가와 브루넬의 검색 결과를 비교했을 때 85~90% 유사했다고 밝혔다. 특히 AI가 기술적으로 유사 여부를 판단해 가장 비슷한 기술 순으로 분류해주기 때문에 빠른 의사결정을 돕는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고등학생 때도 브루넬이 있었다면 태양광을 연구했던 6개월의 시간을 벌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제 다른 개발자들은 저처럼 선행기술을 찾지 못해 장기간 공들인 연구들이 물거품이 되는 경험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앤아이파비스는 특허검색 무료 서비스인 '브루넬 패턴드 서치' 외에 유료 서비스 '브루넬노트(특허분석보고서)'도 제공 중이다. 브루넬노트는 △경쟁사 리스트 △유사 특허 리스트 △경쟁사 특허 분석 △특허등록 가능성 등을 건당 또는 월간 보고서 형태로 서비스한다. 지난달 론칭했는데 벌써 고객이 생겼다. 충북자연과학교육원 학생과 교원들이 발명품에 대한 특허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 최근 9일간 30건의 서비스를 받으면서 실제 매출이 발생했다.
디앤아이파비스는 앞으로 컴퓨터 내 수많은 데이터 중에서 원하는 자료를 간단히 찾아내는 검색서비스도 개발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VC(벤처캐피탈리스트)는 투자자니까 회사들의 정보가 무수히 쌓여있어서 갑자기 디앤아이파비스가 생각나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럴 때 '특허 검색 스타트업'이라고 검색하면 디앤아이파비스의 IR 자료부터 주주명부까지 한번에 찾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