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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사매거진=김민수 기자] 창업 5년 차를 맞은 재능공유 플랫폼 ‘탈잉’의 월 매출이 올해 들어 70%씩 성장하고 있다. 탈잉에서 뷰티, 패션, 재테크, 주식 등 강의에 등록한 인원은 지난해 15만 명을 돌파했다. 창업 이후 연평균 10배씩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1인 크리에이터’ 시대를 이끌고 있는 탈잉의 김윤환(30) 대표를 만났다.

▎김윤환 탈잉 대표가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사무실에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먼저 탈잉을 간단히 소개해달라.

우리는 ‘탈잉(잉여 탈출)’을 재능공유업으로 정의한다. 누구에게나 배울 점이 있고 노하우와 재능이 있다. 개개인의 재능을 콘텐트화하자는 비전 하에 2015년 7월 대학교 프로젝트로 시작했고, 2016년 11월 법인으로 전환했다. 그동안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운영해오다가 지난해 6월부터 물리적·공간적 제한을 없애기 위해 온라인 클래스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는 온오프라인을 합쳐 튜터 2만여 명이 150여 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튜터들을 어떻게 발굴하는지 궁금하다.

한 가지 직업만으로는 충분한 소득을 벌 수 없는 시대다. 몇 가지 일을 동시에 하며 돈을 버는 ‘n잡’이 보편화되면서 탈잉 같은 플랫폼들이 2030세대에게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매달 수강생 수가 꾸준히 늘고 있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튜터들은 본업과 연관이 있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가르치면서 수익을 얻고, 우리는 될성부른 튜터를 효율적으로 매니지먼트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성인교육 시장은 최근 수년간 크게 성장하고 있다. 이 시장의 비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 고객들은 대부분 2030세대다. 젊은 세대들이 공감하는 공통 키워드는 ‘불안’이다. 양질의 일자리는 갈수록 부족하고, 치열한 경쟁 끝에 직장에 들어가도 저성장 시대에 나를 평생 책임져주는 회사는 없다. 결국 한 가지 직업에만 의지할 수 없다는 불안이 엄습한다. 이직과 부업이 당연해지고, 일에 목매지 않는 만큼 ‘소확행’과 ‘워라밸’이 중요해지면서 더 많이 보고, 듣고, 느끼고, 알 수 있는 ‘경험’에 투자하는 경향이 강하다. 월급 받아 몇십만원 더 저축해봐야 어차피 이번 생에 아파트는 못살 테니 자기개발에 투자하자는 심리다. 현세대의 니즈를 충분히 채워줄 수 있는 사업이고,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거라 본다.

탈잉에는 전문가보다 일반인 튜터가 더 많다고 들었다. 일반인 튜터들에 대한 수요가 더 많다는 뜻인가.

사람들이 튜터를 선택하는 기준이 전문성이 아닌 경우가 의외로 많다. 튜터가 가진 인간적인 매력이나 스토리텔링이 강의의 성패를 좌우한다. 나도 대학 때부터 운동에 관심이 많았는데 전문가는 아니지만 대학생들에게 PT 강의를 해주기도 했다. 그때 강의를 듣던 학생들에게 ‘왜 체대생도 아닌 나한테 돈을 내고 강의를 받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물론 가성비도 있었겠지만 내가 다이어트를 하면서 얻은 정보들을 학교 커뮤니티에 공유하면서 ‘나도 같은 방식으로 배우고 싶다’고 느꼈다는 이가 많았다. 그래서 헬스 말고 다른 재능도 공유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전문성도 스펙도 약하지만 개인의 맥락이나 스토리를 매력 있는 콘텐트로 만든다는 점이 흥미롭다. 어떤 강의들이 인기가 있나.

▎‘탈잉’은 잉여시간을 탈출한다는 의미다. 월 평균 100만명이 탈잉을 사용한다.

부담 없이 들어볼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가 많다. ‘소맥’을 잘 만드는 방법, 연애를 잘하는 방법, 실패 없는 패션 코디 등 3시간에 3만원 정도의 가격인데 인기가 많다.

클래스101, 패스트캠퍼스 등 취미 생활, 이직, 부업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진 성인교육 플랫폼이 많다. 탈잉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많은 플랫폼이 전문성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그래서 스타 강사나 스타 유튜버들을 튜터로 모시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그들이 스타 강사를 유치한다면, 우리는 내부에서 스타 강사를 육성한다.

튜터를 매니지먼트한다는 뜻인가.

맞다. 사업 초기 주식과 관련된 강의를 운영한 적이 있다. 한 명은 JP모건 출신의 전문가였고, 다른 한 명은 고려대학교에서 주식 동아리를 이끌던 학생이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고려대 학생 튜터의 강의에 훨씬 더 많은 수강생이 몰렸고, 수익성도 훨씬 높았다. 될성부른 일반인을 인기 튜터로 키워내는 것이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이란 걸 깨달았다.

소위 ‘대박’ 나는 강의 비결은 무엇인가.

간단히 말하면 인물(튜터)과 소재가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 튜터가 가진 매력은 여러 가지다. 스펙도 있고, 외형적인 매력도 있고, 특별한 인생 스토리도 있다. 예를 들어 재테크라면 은행원 출신 튜터에게 배울 수도 있겠지만, 빚을 2억까지 졌는데 이걸 다 갚아본 노하우를 공유하겠다는 일반 직장인 튜터의 강의가 더 흥미롭게 와닿을 수 있다.

탈잉에서 튜터로 시작해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로 성장한 사례가 있다면.

탈잉에서 튜터로 시작해 1인 기업으로 성장한 크리에이터가 많다. 탈잉에서 인기 있는 카테고리 중 하나는 뷰티와 패션인데, 배우 지망생이었던 한 튜터는 맞춤형 뷰티 강의와 스타일링으로 대박이 났다. 이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동시에 키우고 오프라인 스튜디오도 운영하면서 이젠 본업이 됐다.

오프라인 기반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데 어떤 전략을 갖고 있나.

올해는 온라인 전환에 집중할 것이다. 지난 5년간 오프라인에서 발굴한 튜터가 많은데 물리적·공간적 제한 때문에 수요를 다 충족하기 힘든 상황이다. 서울 이외 타 지역 사람들도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온라인에 맞게 제작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검증된 강의를 온라인에 올리고, 강의 내용을 출판하는 연계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강의 교재를 자체적으로 출판한다는 소린가.

약 8조원 규모인 출판 시장에서 교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크다. 온라인에서 안정적인 포지션을 차지하려면 강의 내용을 정리한 교재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튜터들의 노하우를 책으로 만들면 베스트셀러가 될 만한 콘텐트가 많다.

성인교육 시장은 입시 중심의 인터넷 강의들과 달리 트렌드가 빠르게 바뀐다. 누가 새로운 트렌드를 먼저 파악해 선점하느냐의 싸움인 것 같다.

맞다. 출판 시장과 비슷하다. 다만 탈잉은 이미 유명해진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들을 튜터로 끌어들이기보다는 오프라인에서 스타성이 있는 튜터들을 발굴해 키워내는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오프라인에 2만여 명에 달하는 튜터 풀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유튜브나 블로그 등 1인 크리에이터로서 활동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많은데 탈잉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핵심은 수익이다. 유튜브는 초반에 영상을 100여 개 정도 올리기 전까지는 수익이 거의 없지만, 탈잉 같은 오프라인 강의는 한 달에 10~20명만 수강해도 100~200만 원 정도 수익이 발생한다.

해외 진출 계획도 있나.

인터넷 강의나 출판 같은 콘텐트 비즈니스는 장벽이 없다. 한국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뷰티, 예능 분야에서 퀄리티 높은 강의를 만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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