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는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드림플러스에서 젊은 스타트업 종사자 3명과 인터뷰했다. 왼쪽부터 송혜진 위쿡 매니저, 오정민 히든트랙 대표, 김명진 플리토 매니저. 권현구 기자

[국민일보=이택현 김성훈 기자] 혁신기술기업의 지원 업체 본투글로벌이 펴낸 2018 대한민국 글로벌 창업백서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 창업자의 42.9%가 30대다.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지금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한 스타트업 기업 최고경영자 중에도 30대에 창업한 경우가 많다. 이런 성공은 젊음의 패기만으로 주어지지 않았다. 수많은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불확실한 미래와 좌절 속에서도 황금 같은 20대의 시간을 투자하는 이유다.

국민일보는 지난 19일 스타트업 기업의 보금자리인 서울 서초구 드림플러스 강남점에서 젊은 스타트업 종사자 3명을 만났다. 공유주방 스타트업 기업 ‘위쿡’에서 20대를 보낸 송혜진(30)씨와 관심일정 구독 서비스 기업 ‘린더’를 운영하는 기업 히든트랙 대표 오정민(29)씨, 번역 애플리케이션 ‘플리토’에서 일하는 김명진(27)씨가 만들어가는 그들만의 길에 대해 물었다. 인터뷰를 진행한 드림플러스 내에는 이들보다 더 젊어 보이는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가득해 대학 캠퍼스를 방불케 했다.

“요즘은 부모님이 TV와 신문에 나온 회사 기사를 보내온다. 부모님이 아니까 그제야 회사가 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올해 서른 살이 된 송혜진씨는 20대 후반을 고스란히 공유주방 업체 위쿡에서 보냈다. 하지만 부모님에게 회사가 어떤 곳인지 제대로 설명조차 할 수 없었다. 위쿡은 여러 외식업체에 공동의 주방은 물론 외식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을 한다. 하지만 규제 때문에 사업 시행 여부가 불투명했다. 송씨는 “당시만 해도 공유주방은 무형의 개념이었다”고 회상했다.

위쿡은 공유주방 사업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동안 조식 배달, 케이터링 서비스 같은 수익모델도 탐색했다. 오랫동안 마땅한 성공 프로젝트가 나오지 않았지만 위쿡은 견뎌냈다. 송씨는 “실패가 워낙 많다보니 회사에서는 실패라고 말하지 않고 ‘홀딩’이라고 말했다”며 “그러다보니 실패한 프로젝트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위쿡이 살길을 찾는 동안 송씨도 어려움을 겪었다. 밀키트 서비스, 강남역 조식 픽업 서비스 등 위쿡이 진행한 미완의 프로젝트마다 함께했다. 새벽 4시에 선릉역에 나가 배낭을 맨 채 물건을 팔기도 했다.

2년 후 공유주방 시범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송씨와 위쿡의 노력도 빛을 발하고 있다. 위쿡은 공유주방 경쟁에서 가장 주목받는 업체가 됐다. 송씨에게서도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을 일궈냈다는 자부심이 엿보였다. 그는 “대학생 창업자들이 위쿡 초기모델을 보고 벤치마킹하거나 보완해서 가지고 오면 피드백을 해준다”고 말했다.

오정민씨의 스타트업 창업도 쉽지 않았다. 그는 원래 대기업 취업을 위해 커리어를 쌓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러다 2017년 1월 학생 창업팀 동료 5명과 함께 히든트랙을 창업하면서 도전이 시작됐다. 과거 스타트업 기업에서 디자이너 인턴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었지만, ‘대표’라는 직함의 무게는 또 달랐다. 처음엔 자금이 부족해 공모전에 출전해 받은 상금으로 회사 운영비를 댔다. 식비가 없어서 햄버거를 나눠 먹자고 했다가 싸움이 날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았다.

투자 유치도 녹록지 않았다. 이럴 때는 20대라는 나이가 독이 됐다. 오씨는 “나이가 어리다보니 투자자가 미숙하게 보기도 하는데 그걸 초월할 수 있는 투자자를 만나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나이 관념이 강하다보니 (나이 들어 보이기 위해) 일부러 정장을 입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씨와 그의 회사는 의심의 눈초리를 극복해냈다. 투자를 유치했고 드림플러스에 입주하면서 기업 운영에도 안정을 찾았다. 그는 인터뷰에 회사 로고가 새겨진 보라색 후드티를 입고 나왔다. “일을 하다 보니 정장 입고 어른인 척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회가 스타트업에 기대하는 것이 그런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명진씨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인턴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근무하는 동안 실력을 인정받아 채용 제안도 받았지만 고심 끝에 입사를 포기했다. 코트라를 그만둔 후에는 중국어 강의 유튜브 채널 ‘중국어하는 젤리’를 운영했는데, 6개월 만에 구독자 1만5000명을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플리토에 입사할 때도 이 경험이 도움이 됐다. 플리토는 유튜버들의 영어 자막번역 업무도 맡고 있다. 유튜브 번역사업도 이미 경쟁이 치열했지만 철저히 클라이언트의 눈높이에 맞추는 방식으로 백종원TV, 다이아TV 등과 함께 일하고 있다. 김씨는 “플리토는 백종원TV와 함께 일할 때는 정말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는 업체가 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은 오래된 사업관행을 깨고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기업이다.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들어내는 것도 큰 도전이다. 실제로 창의적 사업 아이템이 좋기보다는 대기업의 경직된 문화가 싫어 스타트업으로 향한 이들도 많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카리스마 있는 스타트업 리더가 아무런 견제장치 없이 과중한 업무를 강요하기 일쑤였다. 오씨는 스타트업 입사를 준비하는 구직자들에게 “투자사를 면밀히 보라”고 조언했다. 대부분 투자사가 투자 과정에서 도덕적인 기준도 엄격히 따지기 때문이다.

서른은 이들에게도 부담스러운 나이다. 서른 전후의 스타트업 종사자 3명의 생각은 조금씩 갈리고 있었다. 오씨는 30대를 목전에 두고 사회적 압박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차나 집 얘기들이 다른 세상인 것 같으면서도 점점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사용자 입장에서 느끼는 고민도 토로했다. 그는 “스타트업은 생계형으로 할 수가 없다. 월세가 밀렸는데 어떻게 (사업을) 하겠나”고 말했다. 서른까지 3년이 더 남은 김씨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그는 “사회적 지위를 보장하는 안정적인 일이더라도 재미도 없이 평생하면 그거야말로 오히려 ‘리스크’라고 판단했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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