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민 히든트랙 대표>
[전자신문=최종희 기자] 달력의 재발견이다. 일정 구독 플랫폼 '린더'가 대기업 눈도장을 찍고 있다. 대학생 5명이 모여 창업한 히든트랙이 2년 전 선보인 서비스다.
린더는 지난해 10월 SK텔레콤 AI 스피커 '누구'에 탑재됐다. 오정민 히든트랙 대표는 “협업을 제안하는 대기업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며 “일정 데이터 생산, 운영 노하우가 인기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등록된 일정이 갑자기 바뀌어도 실시간 수정 가능하다. 사용자 제보를 통한 크라우드 소싱 방식을 접목, 변경 내용을 곧바로 반영한다.
현재 파트너 기업 60여곳을 확보했다. 배달의민족을 비롯해 CJ ENM, 미미박스, 이랜드그룹, 우리은행 등이 포함됐다.
소비자 반응도 뜨겁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애플 앱스토어에서 각각 이달의 앱, 오늘의 앱으로 선정됐다. 6월 기준 사용자 수 50만명을 넘겼다. 누적 구독 200만회를 기록했다.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퓨처플레이, 윤민창의투자재단, 아모레퍼시픽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삼성전자, 아모레퍼시픽, 한화생명이 각각 운영하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도 선정됐다.
오 대표는 린더 최대 경쟁력으로 소통을 꼽았다. 그는 “사용자를 회사로 초대, 피드백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한다”며 “사용자 설문과 인터뷰를 지속 늘리겠다”고 말했다.
회사 문을 열 당시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성공에 대한 큰 기대를 품기 어려웠다. 글로벌 공룡기업 구글이 최대 경쟁사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스마트폰에는 구글 캘린더가 기본 장착돼 있다.
대기업이 차례로 고배를 마신 시장이기도 했다. 카카오는 2013년 8월부터 '플러스 캘린더'를 시범 서비스했다. SK텔레콤은 2016년 1월 '썸데이'를 선보였다. 현재 이들 서비스 모두 사라졌다.
패기를 앞세워 대반전을 이뤄냈다. 차별화가 가능한 빈틈을 찾은 결과다. “정보 부족으로 원하는 행사에 못 가는 사람이 없도록 시스템화한다면 사업 기회가 있을 것으로 봤다”고 오 대표는 회상했다.
그는 올해로 30세 젊은 창업가다. 고려대학교 산업정보디자인학과를 졸업했다. 동아리처럼 재밌게 해보자는 가벼운 마음에서 시작한 사업이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달라졌다. 불어나는 사용자 수가 책임감을 갖게 하는 자극제다.
더 큰 꿈을 향해 도전한다. 최근 경험 많고 유능한 시니어를 채용했다. 세대 구분 없는 서비스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 성과를 바탕으로 해외에도 진출할 목표다.
오 대표는 “올해 중 월간 실사용자 수 100만명을 넘기겠다”며 “아이돌 콘텐츠를 내세워 20201년 동남아시아, 중화권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