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기술지주회사·고려대 경영대학 창업지원단···“초기 스타트업 만드는 데 기반 되길”
[시사저널e=차여경 기자]유현오 한양대학교 기술지주회사 대표가 21일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생태계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차여경 기자
“옐로스톤 국립공원에 늑대 14마리를 풀어놨더니 자연 생태계가 살아났다는 얘기가 있다. 청년들이 좋은 대학을 가서 결국 대기업과 공기업 취업을 선택한다. 대기업과 공기업 갈 수 있는 실력이 되는데도 혁신을 위해 창업하는 것이 새로운 정의가 된다고 생각한다. 대학창업이 옐로스톤 국립공원 늑대인 셈이다.”
유현오 한양대학교 기술지주회사 대표는 21일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생태계컨퍼런스2019’에서 “세계의 많은 글로벌 기업들도 스타트업으로 시작했다 한양대학교는 청년들 창업을 위해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며 14개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우선 유 대표는 “먼저 이사장과 총장이 한양 실리콘밸리를 구축해 달라고 할 정도로 학생창업에 관심이 많다”며 “두 번째로 2000년 4월에 설립된 한양벤처동문회가 후배 창업가들을 위해 펀드를 조성해 유망 스타트업들을 육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밖에도 한양대는 ▲27억원 규모 한양엔젤클립 ▲총장 직속 창업지원단 ▲한양 창업지원단 투자펀드 ▲교원창업포럼 ▲코맥스 스타트업타운 ▲247 스타트업 돔(창업 기숙사) ▲한양 스타트업랩 in 실리콘밸리 ▲점심한끼와 올인원 프로그램(점심 창업 멘토링) ▲한양스타트업아카데미 ▲창업동아리 ▲재학생 절반 창업강좌 수강 ▲기술창업지원사업인 '팁스(TIPS)' 소속 한양기술지주회사 등을 운영 중이다.
유 대표는 “창업에 관심 있는 교수, 연구원, 석·박사 대학원생들이 창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멘토링 사업을 한다. 또한 사법고시반이 없어진 자리에 창업가들이 24시간 묵을 수 있는 청년 기숙사를 만들기도 했다”며 “이런 지원들로 한양대는 지난해 175 창업팀을 육성했고 정부 자금을 최대 400만원까지 육성했다. 3년 연속 전국 대학 중 학생창업자 배출 1위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 대표는 “학교는 창업교육을 해야 한다. 평균수명이 100살인데 정년퇴임하면 무엇을 해야 하나. 학생들이 당장 창업하라는 것이 아니라 창업교육을 통해 창업가 정신을 가져야 한다”며 “능력이 되면 창업을 하고, 능력이 더 뛰어나면 스타트업에 들어가 스케일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희천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21일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생태계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차여경 기자
한편 김희천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고려대학교는 초기 창업팀들을 위해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스타트업 연구원 안에 스타트업 스테이션을 운영 중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고려대 스타트업 스테이션은 총 50개팀으로 335명을 키워냈다. 총 기업가치평가금액은 총 400억원 정도다.
고려대 스타트업 스테이션은 매 학기 인큐베이터에 들어올 팀을 선발한다. 보통 40팀 정도가 지원하고 최종 4~8팀을 뽑는다. 누적으로 총 286개팀이 지원했다. 무상보육공간, 멘토링, 스타트업 에션셜, 앙트프러너십 아카데미 등을 통해 (청년창업가들을) 육성하고 츄츄데이라는 데모데이를 통해 졸업시킨다.
김 교수는 “데모데이 시절 주변 투자자들을 초대했다. 투자자들이 ‘학생창업 관심없다' '너무 몰라서 가성비가 안 나온다’ ‘안에서는 대단할지 모르지만 밖에서는 학예회처럼 보인다’고 하더라”라며 “이런 인상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일주일에 한번씩 학생창업가 프레젠테이션을 연습시킨다. 학생 대접 받을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한다. 우리 데모데이가 초기 기업을 발굴할 수 있는 장이 되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츄츄데모데이 출신 스타트업으로는 P2P 재능기부 ‘탈잉’, 캘린더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는 '히든트랙', 촬영 부탁용 카메라 구도 어플 ‘소브스’, 남성전용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볼드박스’, 블록체인 보안전문 소프트웨어 ‘수호’ 등이 있다.
이들은 전국 대학들이 점점 더 창업에 대한 문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학사 제도가 바뀌면서 대학창업 지원이나 인프라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대학교도 낙성벤처밸리 등의 계획을 밝히면서 창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제도가 빨리 바뀌고 있다. 이공계 대학원생이나 박사과정 학생들을 (창업 쪽으로) 움직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잘 안된다”며 “교수와 협업해 성공 사례를 만들어 교수를 설득하고, 학생을 설득하려고 한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성공 사례가 없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